지난주 토요일, 이불을 걷다가 재채기가 연달아 세 번 나왔다. 창문을 열어둔 지 몇 시간 지나지도 않았는데 코끝이 간지러웠다. 혹시나 해서 베개를 코에 대보니 시큼한 냄새까지 났다. 장마가 끝나고 습도 90%를 넘나들던 8월이 지나면 침구 속 집먼지진드기와 곰팡이균이 오히려 가장 왕성해지는 시기라고 한다. 여름 내내 땀을 흡수한 이불을 그대로 두고 가을을 맞으면, 정작 두꺼운 겨울 이불을 꺼낼 때쯤엔 이미 손 쓰기 늦은 상태가 되기 쉽다.
시트·베개커버는 일주일, 이불 속통은 2~3주가 기준
침구 관리에서 가장 헷갈리는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세탁 주기다. 매트리스에 바로 닿는 시트와 베갯잇은 주 1회 세탁이 기본이라는데, 매주는 좀 번거롭다 싶어도 땀을 많이 흘리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잔다면 3~4일에 한 번으로 당겨야 한다. 반면 이불 속통, 그러니까 솜이 든 본체는 매주 빨 필요까진 없다. 대신 2~3주에 한 번은 중성세제로 물세탁해 진드기 사체와 배설물을 씻어내는 게 좋다. 몇 년에 한 번만 세탁해도 된다는 오래된 통념을 믿고 미루다 보면, 그 사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만 조용히 쌓여간다.
이불 전용 코스 없이 그냥 돌려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세탁기에 이불 전용 코스가 있다면 반드시 그걸 써야 한다. 일반 코스로 두꺼운 이불을 돌리면 세제가 완전히 헹궈지지 않아 잔여물이 남고, 탈수 과정에서 솜이 한쪽으로 몰리는 경우도 의외로 흔하다. 통돌이 세탁기라면 이불 하나만 넣고 물을 최대로 채워 헹굼을 두 번 이상 돌리는 편이 안전하다.

진드기는 세제보다 온도에 반응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섭씨 60도 이상에서 대부분 죽는다고 하니 뜨거운 물로만 빨면 될 것 같지만, 정작 가정용 세탁기 대부분은 온수 세탁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물세탁만으로는 진드기를 완전히 없애기 어렵고, 건조기의 열풍 코스를 함께 활용하는 게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극세사 담요나 도톰한 차렵이불은 건조기에서 고온 코스로 20~30분만 돌려도 습기와 진드기, 곰팡이균을 상당 부분 잡을 수 있다니 의외로 간단하다.
건조기가 없는 집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데,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 자외선이 가장 강한 시간대에 이불을 널어 양면을 각각 최소 1시간씩 말리는 방법이 있다. 다 널고 나서 막대기나 이불털이로 세게 두드려주면 죽은 진드기와 먼지가 생각보다 많이 떨어져 나간다. 아파트라 마당이 없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베란다 창을 활짝 열고 빨래 건조대에 걸쳐 맞바람이 통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베개 속통, 생각보다 자주 갈아야 한다
베개는 세탁만 잘하면 오래 써도 되지 않나 싶지만, 메모리폼이 아닌 솜이나 폴리에스터 충전재 베개라면 2년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게 위생 관리 측면에서 낫다. 세탁을 아무리 반복해도 속통 안쪽까지 완전히 마르지 않으면 냄새의 원인이 되는 세균이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베개 커버 안쪽에 손을 넣어봤을 때 눅눅한 느낌이 든다면, 세탁 후 건조가 제대로 안 된 상태라는 뜻이다. 건조대에 세워서 말리기보다 눕혀서 자주 뒤집어가며 말려야 안쪽까지 마른다.
라텍스 베개는 물세탁이 아예 불가능한 제품이 많으니, 구입 전 세탁 방법부터 확인해두는 게 좋다. 대신 젖은 수건으로 겉면만 닦고 그늘에서 자연 건조시키는 방식을 쓰면 된다.
겨울 이불 꺼내기 전, 마지막으로 할 일
10월 중순쯤 두꺼운 극세사 이불이나 오리털 이불을 꺼내야 한다면, 이불장에 넣기 전 반드시 완전히 마른 상태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다 말랐겠거니 넘겨짚었다가 조금이라도 습기가 남은 채 압축팩에 넣으면 이불장 안에서 곰팡이가 슬 수 있다. 압축팩을 쓸 때는 공기를 뺀 뒤에도 통풍이 되는 부직포 커버를 한 겹 더 씌워두면 다음 해 꺼낼 때 냄새 걱정이 훨씬 줄어든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이불을 매주 빨 시간이 없는데, 세탁 대신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매주 물세탁이 어렵다면 최소한 이불 커버만이라도 주 1회 교체하자. 이불 본체는 2주에 한 번 30분씩 햇볕에 널어 터는 것만으로도 진드기 밀도를 꽤 낮출 수 있다. 세탁 자체를 완전히 대체하진 못해도 응급 조치로는 충분하다.
Q2.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아이 방 침구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요?
침구만 신경 쓰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아이 방은 성인 침구보다 한 단계 더 신경 써야 한다. 시트와 베갯잇은 3~4일 간격으로 교체하고, 인형이나 쿠션류도 한 달에 한 번은 세탁기에 함께 돌리는 걸 권한다. 증상이 심하다면 침구 관리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소아과나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담해 원인부터 정확히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Q3. 이불에서 나는 쿰쿰한 냄새, 세탁해도 계속 남는 이유는 뭔가요?
분명 깨끗이 빨았는데도 냄새가 남는다면, 세탁 후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로 개켜둬서 그 사이 세균이 다시 번식했을 가능성이 크다. 탈수를 충분히 돌린 뒤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최소 하루 이상 널어 완전 건조시키고, 그래도 냄새가 남는다면 세제 잔여물이 원인일 수 있으니 헹굼 횟수를 한 번 더 늘려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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