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열리자마자 환급액부터 조회했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화면에 뜬 숫자는 148만 5천원. IRP 계좌에 900만원을 채워 넣은 직장인과 한 푼도 넣지 않은 직장인의 차이가 딱 그만큼이었다. 세금을 더 내는 것도 아닌데, 계좌 하나 만들고 안 만들고에 따라 백만원 넘는 돈이 오간다. 이 글에서는 IRP가 뭔지, 세액공제는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연금저축과는 어떻게 다른지를 숫자 위주로 정리한다.
IRP, 정확히 뭘 말하는 걸까
IRP는 개인형퇴직연금(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의 줄임말이다. 원래는 퇴직금을 회사가 아닌 개인 계좌에서 운용하도록 만든 제도인데, 지금은 퇴직금과 상관없이 누구나 만들어서 노후자금을 쌓고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는 계좌로 자리잡았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어디서든 개설할 수 있고, 계좌 안에서 예금·펀드·ETF 등을 골라 운용한다.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는 게 기본 설계다.

연금저축펀드와 어디가 다른가
둘 다 노후 대비 절세 계좌라는 점은 같다. 세액공제 한도를 계산할 때는 두 계좌를 합쳐서 본다. 차이는 유연성이다.
- 연금저축은 가입과 중도 인출이 비교적 자유롭다. 급하면 일부만 빼서 쓸 수 있다.
- IRP는 법에서 정한 사유(무주택자 주택 구입, 6개월 이상 요양, 개인회생 등) 외에는 일부 인출이 안 된다. 돈이 필요하면 계좌 전체를 해지해야 한다.
- IRP는 위험자산(주식형 펀드 등) 투자 비중이 계좌 적립금의 70%로 제한된다. 연금저축펀드는 이런 제한이 없다.
- 연금저축 단독 세액공제 한도는 연 600만원, IRP를 더하면 두 계좌 합산 900만원까지다.
퇴직금을 받아본 적이 없고 목돈이 묶이는 게 부담스럽다면 연금저축부터 채우고 남는 한도를 IRP로 채우는 방식이 흔하게 쓰인다.
2026년 기준 세액공제 한도와 공제율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연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 된다. 이 중 연금저축만으로는 최대 600만원까지 인정된다. 공제율은 총급여 구간에 따라 갈린다.
- 총급여 5,500만원 이하(종합소득금액 4,500만원 이하) — 지방소득세 포함 16.5%
- 총급여 5,500만원 초과 — 지방소득세 포함 13.2%
세부 기준이나 시행령은 매년 조금씩 바뀔 수 있으니, 실제 신고 전에는 국세청 홈택스나 회사 원천징수 담당 부서를 통해 그 해 기준을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실제로 얼마 돌려받는지 계산해보면
숫자로 보면 감이 빨리 온다.
- 총급여 5,000만원인 직장인이 IRP에 900만원을 납입했다면, 900만원 × 16.5% = 148만 5천원을 돌려받는다.
- 총급여 7,000만원인 직장인이 같은 금액을 납입했다면, 900만원 × 13.2% = 118만 8천원이다.
- 연금저축 600만원만 채운 경우라면 각각 99만원, 79만 2천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한도를 다 채우지 못해도 넣은 만큼 비례해서 공제받는다. 300만원만 넣었다면 그 300만원에 공제율을 곱한 금액이 환급 대상이다. 무리해서 한도를 채우기보다 매달 감당 가능한 금액을 자동이체로 넣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중도해지하면 어떻게 되나
IRP는 급할 때 깨기 좋은 계좌가 아니다. 세액공제를 받았던 납입금과 그동안 발생한 운용수익 전체에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된다. 공제받은 세금을 그대로 토해내는 셈인데, 운용수익까지 과세 대상에 들어가다 보니 실제로는 돌려받았던 세액공제분보다 더 많이 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게다가 일부 인출이 막혀 있어서 급전이 필요해도 계좌 전체를 해지하는 수밖에 없다. 가입 전에 이 돈을 정말 55세까지 묶어둘 수 있는지 스스로 따져보는 게 먼저다.

자주 묻는 질문
올해 소득이 없었는데, 작년에 넣어둔 IRP도 공제가 될까?
세액공제는 근로소득이나 종합소득이 있는 해에 신청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육아휴직으로 2026년 소득이 아예 없었다면, 그해 납입분은 공제받을 소득 자체가 없어 실익이 크지 않다. 이런 경우 납입은 하되 공제 신청 시기를 조정하거나, 다음 해 소득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납입 이력만 쌓아두는 방법을 고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연금저축 500만원, IRP 400만원을 각각 넣었다면 공제는 어떻게 계산되나?
합산액이 900만원이므로 전액이 공제 대상 한도 안에 들어온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라면 900만원 × 16.5% = 148만 5천원이 환급 대상 세액이 된다. 계좌를 두 개로 나눠도 한도 계산 방식은 동일하다.
이직하면서 받은 퇴직금을 IRP로 옮겼는데, 이것도 세액공제 한도에 들어가나?
회사가 지급한 퇴직금을 IRP로 이전받은 금액은 본인이 추가로 낸 돈이 아니라서 세액공제 대상 납입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세액공제는 본인이 별도로 추가 납입한 금액에 대해서만 적용된다는 점을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
세액공제는 매력적이지만 IRP는 55세 이후를 보고 넣는 돈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당장의 환급액만 보고 무리하게 한도를 채우기보다, 몇 년 뒤에도 이 계좌를 건드리지 않을 수 있는지부터 점검해보는 편이 낫다. 이 글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세법 기준을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용 글이며, 구체적인 세액공제 신청은 국세청 홈택스나 세무 전문가를 통해 본인 상황에 맞게 확인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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