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10분, 진골목 초입 미도다방의 나무 문을 밀었다. 쌍화차 향이 먼저 훅 끼쳐왔고, 창가에는 백발의 어르신 세 분이 신문을 나눠 보고 계셨다. 자리에 앉자마자 묻지도 않고 쌍화차가 나온다. 이 집은 원래 그런 곳이다. 대구 중구 원도심을 반나절만 걸어보면, 관광지 느낌보다 동네 사람들의 생활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1코스, 진골목과 미도다방
진골목은 대구 중구 남성로, 약전골목 바로 옆 골목이다. 근대문화골목 2코스로 묶여 있고, 100년 가까이 된 한옥과 옛 병원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골목 폭이 좁아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라 걷는 재미가 있다.
골목 중간쯤 있는 미도다방은 1982년에 문을 열었다. 정치인과 문인들이 즐겨 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오래된 사랑방이다. 쌍화차는 6,000원, 계란 노른자가 동동 떠 있는 스타일 그대로다. 평일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는 한산하지만, 낮 12시가 넘으면 동네 어르신들로 자리가 금세 찬다.

2코스, 걸어서 20분 서문시장
진골목에서 서문시장까지는 도보로 20분 남짓이다. 약전골목의 한약재 냄새를 맡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시장 초입이다. 점포 수만 5,000여 개, 대구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답게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점심은 납작만두로 정했다. 미성당의 납작만두는 얇게 편 만두피를 기름에 노릇하게 구워내고, 고춧가루 양념장을 끼얹어 먹는 방식이다. 1인분에 4,000원대로 가격 부담이 없다. 매콤한 국물이 당긴다면 칼국수골목 쪽 얼큰이칼국수도 괜찮다. 한 그릇에 7,000원, 점심시간에는 줄이 늘어선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서문시장 야시장이 열린다.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포장마차 형태의 노점이 늘어서고 버스킹 공연도 함께 열린다. 낮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 시간대를 바꿔서 두 번 와도 지루하지 않다.

3코스, 택시로 15분 안지랑 막창골목
서문시장에서 저녁 메인으로 막창을 먹으려면 이동이 필요하다. 안지랑 막창골목은 대명로36길, 안지랑시장 인근에 자리해 있고 택시로는 15분, 시내버스로는 30분 정도 걸린다. 원도심 도보 코스와는 떨어져 있어서 별도 이동이라는 점을 미리 알아두면 동선 짜기가 편하다.
골목에는 안지곱창막창, 영생곱창처럼 오래된 집들이 나란히 있다. 막창 1인분은 200그램 기준 13,000원에서 15,000원 선이다. 두 명이면 2인분에 소주 한 병 곁들여도 3만 원대 후반이면 충분하다. 저녁 7시가 넘으면 골목 전체에 연기가 자욱해지는데, 그 냄새 자체가 이 골목의 정체성이다.

실전 동선표
| 시간 | 장소 | 할 일 |
|---|---|---|
| 11:00 | 진골목 · 미도다방 | 쌍화차, 골목 산책 |
| 12:00 | 약전골목 도보 이동 | 한약재 거리 구경 |
| 12:30 | 서문시장 | 납작만두, 칼국수 점심 |
| 14:00 | 서문시장 내부 | 포목전, 그릇전 구경 |
| 18:00 | 택시 이동 (15분) | 안지랑 막창골목으로 |
| 18:30 | 안지랑 막창골목 | 막창 저녁, 하루 마무리 |
자주 묻는 질문
웨이팅 피하는 시간대가 있나요?
미도다방은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가 가장 한산하다. 서문시장 야시장은 저녁 7시부터 8시 사이가 피크라, 6시 반 전에 도착해 자리를 잡는 편이 낫다. 막창골목도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7시 이후에는 웨이팅이 흔하니 평일 저녁이나 조금 이른 시간을 노려보자.
근처 주차는 어떻게 하나요?
진골목 골목 안쪽은 노상주차가 거의 불가능하다. 계산성당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고 걸어 들어가는 편이 마음 편하다. 서문시장에는 지하주차장이 있지만 주말엔 금방 만차가 된다. 지하철 2호선 반고개역이나 서문시장역을 이용하면 주차 스트레스 자체가 사라진다.
하루에 다 돌 수 있나요?
진골목부터 서문시장까지는 도보 코스라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막창골목까지 포함하면 이동 시간을 더해 저녁까지 하루 일정으로 잡는 게 현실적이다. 아침 일찍 출발한다면 저녁 8시쯤 막창골목에서 여유롭게 마무리할 수 있다.
세 골목을 하루에 이으면 대구 원도심이 겹겹이 쌓아온 시간이 눈에 보인다. 다음엔 반대 순서로, 막창부터 시작해서 아침 다방으로 마무리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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