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조기수령 vs 연기수령, 나에게 유리한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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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생 동갑내기 두 사람이 있다. 한 명은 63세 생일이 지나자마자 국민연금을 5년 당겨 받기 시작했고, 다른 한 명은 정상 수급연령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5년을 더 미뤘다. 같은 해에 태어나 같은 돈을 냈는데, 두 사람이 평생 받는 연금액은 최대 두 배 가까이 벌어질 수 있다. 숫자로 보면 꽤 크게 느껴지는 차이인데, 정작 어느 쪽이 나은지는 살아보기 전에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는 게 이 선택의 골치 아픈 지점이다.

조기수령, 얼마나 깎이고 언제부터 받을 수 있나

국민연금은 태어난 해에 따라 정상적으로 받기 시작하는 나이가 다르다. 1969년 이후 출생자는 만 65세부터가 기준이고, 1965~68년생은 64세, 1961~64년생은 63세, 그 이전 세대는 61~62세로 조금씩 앞당겨진다. 조기노령연금은 이 기준 나이보다 최대 5년까지 미리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65세가 기준인 사람이라면 만 60세부터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감액이다. 1년 당길 때마다 6%씩, 월 단위로는 0.5%씩 깎이고 5년을 꽉 채워 당기면 30%가 통째로 줄어든다. 이 감액률은 한 번 정해지면 평생 유지된다. 나중에 후회한다고 원래 금액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에 조건도 하나 붙는다. 신청 시점의 소득이 A값(2026년 기준 월 3,193,511원) 이하여야 하고, 가입 기간은 최소 10년을 채워야 한다. 소득이 이 기준을 넘는 달에는 조기연금 자체가 정지된다.

국민연금 조기수령과 연기수령을 상담하며 서류를 검토하는 노년 부부

연기수령, 반대로 얼마나 더 받을 수 있나

연기연금은 정반대 개념이다. 기준 나이가 됐는데도 당장 받지 않고 최대 5년까지 미루면, 미룬 기간만큼 가산율이 붙는다. 1년에 7.2%, 월로는 0.6%씩 쌓여서 5년을 다 채우면 36%가 늘어난다. 감액률(연 6%)보다 가산율(연 7.2%)이 더 후하게 설계돼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이건 국민연금공단이 재정적으로 손해 보지 않는 선에서 늦게 받는 사람에게 조금 더 얹어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액을 다 미루기 부담스럽다면 일부만 미루는 것도 가능하다. 연금액의 50%, 60%, 70%, 80%, 90% 중 하나를 골라 그 비율만큼만 받고 나머지를 연기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당장 생활비가 조금은 필요하지만 목돈까지는 아니라는 사람에게는 이 절충안이 의외로 쓸모가 있다.

실제로 계산하면 얼마나 차이가 날까

말로만 들으면 감이 잘 안 오니 숫자로 풀어보자. 정상 수급액이 월 100만 원, 기준 나이가 65세인 사람을 예로 든다. 5년 조기수령을 택해 60세부터 받으면 30% 감액된 월 70만 원을 평생 받는다. 반대로 5년 연기해 70세부터 받으면 36% 가산된 월 136만 원이 된다. 같은 사람, 같은 가입 이력인데 매달 손에 쥐는 돈이 두 배 가까이 벌어진다.

그렇다고 무조건 늦게 받는 게 이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누적 수령액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조기수령(60세, 70만 원)과 정상수령(65세, 100만 원)의 총액이 같아지는 시점은 대략 77세 전후다. 그 나이를 넘겨서 살면 정상수령이 유리해지고, 그 전에 상황이 바뀌면 조기수령 쪽이 유리했던 게 된다. 정상수령과 연기수령(70세, 136만 원)을 비교하면 손익분기점은 84세 안팎으로 더 뒤로 밀린다. 통계청 2024년 생명표를 보면 65세 기준 기대여명이 남성 19.5년, 여성 23.7년이니 남성은 84세 전후, 여성은 88세를 넘겨 사는 게 평균치에 가깝다. 손익분기점과 기대여명이 묘하게 맞물려 있어서, 이 계산이 마냥 이론적인 얘기만은 아니다.

그래서 나에게는 어느 쪽이 맞을까

기대여명 통계만 보면 다들 연기수령을 택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조기수령을 선택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이유는 단순하다. 60세 전후로 퇴직한 뒤 국민연금 말고는 당장 들어올 돈이 없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통계는 평균일 뿐이고, 지금 당장의 현금흐름은 평균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니 이 선택은 몇 가지 질문으로 좁혀보는 게 현실적이다. 퇴직 후 소득 공백을 메울 다른 수단이 있는가. 예를 들어 주택연금이나 IRP처럼 미리 준비해둔 다른 소득원이 있다면 국민연금만큼은 늦춰서 가산율을 챙기는 여유가 생긴다. 반대로 가족력이나 건강 상태를 봤을 때 장수를 자신하기 어렵다면, 평생 더 받을 총액보다 지금 당장 손에 쥐는 돈이 더 의미 있을 수 있다. 배우자의 소득이나 다른 연금 유무도 변수다. 부부 중 한쪽만 국민연금 대상자라면 계산이 또 달라진다. 정답이 하나로 정해진 문제가 아니라서, 이런 개인 변수를 나열해보는 것 자체가 결정에 도움이 된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노트북으로 예상 수령액을 계산해보는 노년 부부

자주 묻는 질문

조기수령을 신청했다가 중간에 취소할 수 있나요?

일단 결정되고 나면 감액률 자체를 되돌리기는 어렵다. 다만 조기연금을 받는 도중에 다시 일자리를 얻어 소득이 생기면, 그 기간만큼 지급을 정지해달라고 신청할 수 있다. 정지된 기간은 나중에 연금액을 다시 계산할 때 가입 기간처럼 반영되므로, 완전히 손해만 보는 구조는 아니다. 예를 들어 62세에 조기수령을 시작했다가 63세에 재취업해 소득이 A값을 넘겼다면, 그 기간의 지급을 멈추고 나중에 재개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연기수령 신청은 한 번만 가능한가요?

신청 자체는 1회만 가능하고, 신청 시점에 몇 년을 미룰지, 전액을 미룰지 일부만 미룰지를 정하게 된다. 이렇게 말하면 융통성이 없어 보이지만, 애초에 연기 신청을 하지 않고 그냥 정상 나이에 받는 것도 언제든 선택할 수 있는 기본값이라서 크게 제약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신청서를 내기 전까지는 마음이 바뀌어도 문제 될 게 없다.

부부가 둘 다 국민연금을 받는데, 한 명은 조기수령하고 한 명은 연기수령해도 되나요?

가능하다. 국민연금은 개인 단위로 수급권이 발생하기 때문에 부부라고 해서 같은 시기에 같은 방식으로 받아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한쪽은 퇴직 후 소득 공백이 커서 조기수령을 택하고, 다른 한쪽은 계속 일을 하고 있어 연기수령으로 가산율을 챙기는 식의 조합도 실제로 드물지 않다. 각자의 건강 상태와 소득 상황이 다르다면 오히려 이렇게 나눠 가져가는 편이 가계 전체로 봤을 때 자연스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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